2019. 11. 14. 16:23ㆍ인스턴트 커피
안녕하세요. 가루커피를 사랑하는 가리스타 9번방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인스턴트 커피는 로버트 해리스의 브라질리언 블렌드입니다. 롯데백화점 미아사거리점 식품 매장에서 샀구요 계속 세일 중이라 집어왔습니다. 로버트 해리스가 낯 익은 분들도 계시죠? 2번째로 리뷰했던 프렌치 로스트를 만든 커피 브랜드죠.
출처 : Photo by Quinten de Graaf on Unsplash
일단 브라질. 좋지 않나요? 왠지 커피 마시면 머리 속에서 삼바 축제 열리고 커다란 예수상 보일 거 같지 않나요? 아님 말구요.
가루커피 리뷰 중단하고 드립커피로 하겠다고 했는데 만우절 기념 뻥이었습니다. 진짜 믿으신 분들도 있고 심지어 드립커피 리뷰를 기대한다고 해서 무능력한(?) 제 자신에게 실망했습니다. 너무 거짓말 티가 나도, 진짜 같아도 아쉬운게 만우절 농담이네요. 얼마 전 장모님께서 케냐 원두를 주고 가셔서 마시고 있긴 합니다. 집에 분쇄기가 없어서 롯데 빅마켓 쇼핑 간 김에 갈아왔습니다. 내려 마시는 커피가 확실히 맛있지만 리뷰는 가루커피 외길 인생입니다. 아, 마트 갔다가 카누 스프링 에디션 시음했는데 맛이 좋았습니다. 생애 최초로 카누를 제 돈으로 구매할 거 같습니다.
이 새끼들...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안 만들었어
로버트 해리스 커피의 창업주는 로버트 해리스입니다.
당연한 거 아니냐!
1952년 뉴질랜드 북섬의 Hamilton이란 동네에 식료품점을 내고 커피 블렌딩을 했는데, 당시에는 집에 커피 분쇄기를 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원두도 갈아줬답니다. 이거 제 얘기네요. 우리 동네엔 로버트 해리스가 없어서 전 결국 빅마켓에 갔지만요. 아무튼 손님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면 우편으로 커피를 주문했는데 아저씨는 갈색 봉투에 담아 보냈다고 합니다.
1979년 로버티 해리스 사후에 머레이 코넬리와 반 코넬레라는 사람이 사업을 인계받아 수퍼마켓에 로버트 해리스 브랜드를 퍼뜨렸고 1990년에는 카페를 냈습니다. 1990년에 Cerebos Gregg's이 사업을 인수해서 카페를 확장하고 사업도 다방면으로 확장했네요. Cerebos Gregg's은 뉴질랜드의 식품회사입니다. 그러니까 로버트 해리스는 Cerebos Gregg's의 커피 브렌드란 거죠.
알갱이가 굵은 걸 보니 동결건조 커피 같습니다. 커피 추출물을 뜨거운 공간에 분사해서 가루로 만드는 분무건조 커피는 가루가 모래처럼 곱습니다. 맛은 역시 동결건조 쪽이 훨씬 좋구요.
로버트 해리스 커피의 미덕은 맛이 정말 정확하다고 할까요. 병 뒷면의 설명과 맛이 정확히 일치합니다.
처음에는 무슨 맛인지 잘 모르고 마셨습니다. 그래도 그냥 맛은 좋았죠. 절반 정도 마셨을 때 리뷰를 위해 설명을 해야 하니까 여러 차례 음미하며 마셨습니다. 왠지 땅콩 볶은 맛도 나고 뒷맛이 과일처럼 살짝 달콤하기도 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인가? 힌트를 얻기 위해 병 뒷면을 봤습니다.
Medium A mix of layers and flavour
"아... 그래서 맛이 복잡하구나."
하지만 아직 절반씩이나 남았으니 리뷰는 나중에 써도 되겠죠. 귀찮아서 그냥 마셨습니다. 한달 동안 별 생각 없이 마시다 보니 커피가 1/4미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젠 정말 써야 합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맛이지. 다시 병 뒷면을 봤습니다.
Brazilian Blend is medium roasted with sweet toffee & berry notes
토피? 베리는 알겠는데 토피는 무엇인가?
어렵게 생각할 거 없습니다. 겨울만되면 떙타벅스에서 파는 토피넛 라떼 드셔보신 분들은 알 거에요. 달콤한 견과류 맛. 토피는 액상형태인 시럽으로도 사용한다고 하네요. 브라질리언 블렌드의 땅콩맛과 과일향은 바로 토피와 베리를 블렌딩 했기 때문입이죠. 프렌치 로스트보단 좀 더 부드럽습니다.
자, 그래서 제 점수는요...
맛 : ★★★★☆(점수로 주자면 3.8쯤?)
향 : ★★☆☆☆
역시 믿고 마시는 로버트 해리스. 다 마셨으니 백화점 가게 되면 다른 블렌드를 사야겠군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다른 커피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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